친구야, 결혼할 때 통큰 선물 부탁해!

결혼 축하선물은 받는 당사자가 원하는 것으로 해야 할까, 내가 주고 싶은 것을 해야 할까. 당연히 전자라고 생각하는 배려 깊은 친구들이 많지만 막상 그들이 정말 원하는 선물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돈 쓰고, 시간 쓰고, 마음 쓰고도 환영받지 못하는 선물을 하는 일이 종종 있다. 화장지나 세제처럼 금방 쓰고 없어지는 생활용품, 결혼식 축가나 사회 같은 마음과 정성만 듬뿍 담긴 ‘무형의 선물’이 그런 범주에 들어간다. 세계일보는 3월31일∼4월9일 결혼 컨설팅업체 ‘듀오’에 의뢰해 미혼남녀 244명(여 175명, 남 69명)을 대상으로 ‘결혼 축하로 받고 싶은 선물,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설문조사했다. ◆친구야, 통 큰 선물 부탁해 실속과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요즘 미혼 남녀들은 결혼 축하선물로 ‘현금이나 상품권’을 가장 반겼다. ‘현금이나 상품권’을 꼽은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 54.5%에 달했다. 주는 사람 입장에서 ‘현금이나 상품권을 주면 성의 없어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과 달리 마음에 안 들거나 불필요한 선물보다는 차라리 직접 고를 수 있는 ‘총알’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가전제품’이 34.4%로 뒤를 이었고, 주방용품(7.4%), 액세서리(1.6%), 화장 품세트(1.2%) 등의 선호도는 미미했다. 현금 다음으로 선호도가 높은 가전제품은 생각보다 ‘통 큰 선물’을 기대했다. 혼수 품목 중에서도 고가에 속하는 대형 TV(3D, LCD, 스마트 TV 등)를 결혼선물로 받고 싶다는 비율이 36.5%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양문형 냉장고(16.8%)였다. 이어 에스프레소 머신(16.4%), 김치냉장고(15.2%), 식기세척기(4.5%), 오디오(4.1%), 청소기(3.7%), DVD플레이어(1.6%) 등의 순이었다. 소형가전보다는 친구 여러 명이 돈을 모아 사주는 대형 가전제품의 선호도가 훨씬 높았다. 눈에 띄는 점은 대형 TV는 남녀 모두에게서 1위로 꼽혔지만, 주로 여성이 좋아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경우 남성은 2위, 여성은 4위로 꼽아 남성 선호도가 더 높은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듀오웨드 김효진 팀장은 “고가의 혼수 필수품을 직접 구입하기보다는 선물로 받고 싶어 하는 신세대 예비부부들의 알뜰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라며 “에스프레스 머신의 남성 선호도가 높은 것은 커피문화가 발달하면서 수준 높은 커피 취향을 가진 남성이 늘어난 시대상을 반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친구들이 이 선물만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품목으로는 화장지, 세제 등의 생할필수품(32.5%)이 가장 많았다. 개인의 취향나 유행에 민감한 의류( 24.2%)와 화장품 세트(16.0%)도 환영받지 못하는 품목이었다. 특히 결혼식 축가, 사회, 이벤트 등 친구들의 재능을 이용한 ‘무형 품목’이 14.3%로 뒤를 이어 ‘축가 따로, 선물 따로’ 원하는 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이 밖에 액세서리(11.1%), 현금(3.3%), 가구류(2.5%), 가전제품(1.6%)이 뒤를 이었다. ◆선물 줄 때와 받을 때 마음 다르다 ‘결혼 축하선물 금액'(선물 1개 기준)의 적정선에 대해서는 줄 때와 받을 때 입장이 달랐다. 본인이 선물을 받을 때는 ’20만∼40만원은 돼야 한다’는 응답이 45.1%로 가장 많고, 20만원 미만이 25.0%, 40만∼60만원 미만이 15.6%로 뒤를 이었다. 100만원 이상도 7.4%나 됐다. 4명 중 1명만이 20만원 미만을 택하고 나머지 3명은 20만원 이상의 선물을 원하는 셈이다. 반면 ‘친구의 결혼축하 선물로 얼마까지 지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10만∼20만원이 48.0%로 가장 많았다. 2위는 5만∼10만원(21.7%), 3위는 20만∼30만원(20.9%), 4위는 5만원 미만(8.6%)이었다. 50만원 이상은 0.8%에 불과했다. 주관식으로 물어본 ‘센스 있는 선물’에 대한 질문에서도 ‘마음이 담긴 돈봉투’, ‘축의금 많이’, ‘친구들과 돈 모아 가전제품’,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가전제품’ 등 현금과 가전제품 선호도가 높았다. 하지만 깨소금, 예비부부 교육권, 친구들이 직접 제작해주는 특별한 청첩장, 라디오로 사연 신청해 CD로 선물 등 재치와 정성이 담긴 선물도 받고 싶어 했다.